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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6)] '저성장 시대의 소비와 정치'

기사승인 2021.03.04  00: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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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저서 '저성장 시대의 소비와 정치'.(사진제공=해헌)

 오늘 만나볼 책은 '명견만리(明見萬里)'로, "밝은 지혜로 만리를 내다보라"는 내용의 KBS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말해본다는 내용으로 진행돼 유례없는 시청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가지 내용 중 오늘은 '저성장 시대의 소비와 정치'라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한번 진행해본다. <해헌(海軒) 주>

  ▲"소비 트렌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체인점을 가진 맥도날드사는 일본에서 상당수의 점포를 폐쇄했다. 매출이 심각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 외식업체는 저성장기에도 나날이 매출이 오르며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고급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흔히 경기가 어려워지면 무조건 싼 제품이 잘 팔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정반대였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무조건 싼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다.

 부유층의 명품소비도 변화가 생겨 최근 명품시장의 매출도 2년간 급격히 하락했다. 과거 성장의 시대에는 값비싼 명품을 소비하면서 자기를 과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자기 과시보다는 가치 지향적 소비를 추구한다.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도 줄일 수 밖에 없지만, 대신 조금 더 가치있는 일에 돈을 쓰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우리는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 앞에 서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35년간 연평균 9.8퍼센트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서구 선진국을 대신해서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한마디로 중국은 세계경제의 구세주였다. 그런데 중국이 이제는 고도성장의 한계에 부딪히며 하루아침에 위기의 진앙지로 전락한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중국만이 아니라 주요 20개국의 잠재 성장률 대부분이 감소하였다. 즉 세계경제가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성장 시대에는 경제가 먼저 변화하기 시작해, 이후 정치,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바뀌고 만다.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사줄 사람이 없다면?"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과정은 오르락 내리락 등락을 반복한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면서도 전체 크기는 꾸준히 커진다.

 흔히 하는 말로 '파이' 자체가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전체 파이의 크기가 커지지 않는다. 구체적 수치로는 선진국 기준으로 대략 1퍼센트 대의 성장률일 때 저성장이라고 본다.

 문제는 공급과잉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도 2015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공급량에 미치지 못하여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지금 물건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과거에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100대 중 23대가 재고로 남아있다. 철강도 공급과잉이 34%이고 석유 화학 역시 22%가 공급과잉이다.

 ▲"자동차 시대와 스마트폰 시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저성장을 야기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인구문제와 기술혁신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인구는 생산과 수요, 양 측면에서 경제성장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현재 많은 나라들이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술혁신은 생산량을 늘리고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자동차 산업을 본다면 파생산업을 발전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는 다르다. MP3, 디지털 카메라, 네비게이션 등이 모두 스마트폰 안의 앱으로 바뀌었다. 스마트폰이 공장들을 빨아들인 셈이다.

 현대의 기술혁신은 오히려 기존 산업들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 제로섬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갈등-경제성장 결정의 또 하나 숨은 요소'

 과실이 많지 않은 저성장 시대에 승자독식이 지속될 수록 많은 사회적 문제가 나타난다. 그 중 가장 큰 병폐는 양극화, 세대갈등으로 대표되는 사회갈등이다.

 과거 성장의 시대에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과실이 많았다. 하지만 저성장의 시대에는 절대적인 과실의 양이 적을 뿐더러 양극화가 되어있다.

 따라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사람들간의 사회적 갈등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 관리야말로 저성장 시대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스웨덴과 이탈리아를 가른 차이, '스웨덴 패러독스'의 성공비결

 저성장의 대응비법을 스웨덴과 이탈리아를 비교함으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스웨덴과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1980년대 후반만 해도 이탈리아가 스웨덴보다 높았다.

 이후 1990년대 초반 두 나라 모두 마이너스대의 경기침체에 빠졌고, 그 이후 상황은 역전됐다. 스웨덴은 4%대의 안정된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이탈이아는 2% 이하로 떨어졌다.

 두 나라의 차이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이탈리아의 국민들은 부패한 정치를 불신했고, 신뢰를 잃은 정치는 더욱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복지와 경제성장은 양립할 수 없다는 관념을 무너뜨리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스웨덴 패러독스'라는 말까지 얻게 되었다.

 스웨덴 역시 저성장기를 거치며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젊은 세대가 고령세대의 연금을 부담하는 구조를 벗어난 연금개혁을 성공함으로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고 세대갈등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저성장 시대의 해법, 문제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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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의 사회적 합의, 양보와 타협의 배경에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었다.

 정치인의 모든 활동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과의 토론회가 수시로 열리는 나라 '스웨덴'. 국민들은 정치인이 자기 개인이나 계파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선에 의해 움직이리라 믿는다.

 스웨덴 국회는 가장 검소하지만 가장 생산적으로 일을 한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사회적 해법은 과거와 달리 훨씬 더 공공적 성격이 강해야 한다.

 그런 정책과 해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모두를 대변한다"는 믿음을 얻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는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가장 원천적인 힘을 가진 제도다. 그러니 저성장 시대를 해결하는 돌파구도 결국 정치에 달려 있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때'

 저성장 시대는 과연 재앙일까?. 물론 성장을 계속해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성장이 있어야 일자리도 만들고, 복지도 늘릴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장이 느려지거나 멈춘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갈 길이 전혀 없지는 않다.

 저성장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이제는 경기가 언제 좋아질지 고민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할 때다.

 그렇다면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그 것은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일이다.

 1등 밀어주기가 아닌, 상생의 길을 찾아 사회시스템과 구조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두 각자의 이익을 위해 질주하고 있다. 사회의 공공선이 무엇인지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서서 토론하고 타협하여 작은 합의라도 조금씩 도출해 내야 한다.

 1912년 타이타닉호는 대서양 바다 한 가운데에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고 말았다. 그런데 부딪치기 직전에도 만찬을 즐기고 연주회를 여는 등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까마득히 몰랐다.

 지금 우리는 어디쯤에 있을까?, 아직 우리는 배위에 있고, 빙산을 피할 여유도 조금 남아있다. 결국 우리의 선택과 변화에 따라 저성장이라는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도, 정면으로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며]

 오늘은 세계적인 추세로 굳혀져 가고 있는 저성장시대에 대한 현실 분석과 선진국의 예를 통한 우리의 대비에 대한 글을 보았다.

 세계경제의 최고 문제는 성장시대에 계속되어 오던 수요의 증가가 더 이상 없고 공급은 계속 늘어나 수요보다는 공급의 과잉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의 기본은 수요공급이 맞아야 하는 것일텐데, 지속적인 공급의 과잉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발생시켜 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시장을 자처해 고도성장을 해왔던 중국이 이제 한계에 부딪히며 성장률이 감소하고 위기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소비도 양극화가 되어 저렴한 제품과 고가의 명품이 잘 팔리는 구조로 진행이 되어 오다가 요즈음 들어서는 맥도날도의 매출감소와 명품의 성장둔화 등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자동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이전의 산업은 다른 산업군까지 함께 성장 발전하였지만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요즘의 산업은 오히려 다른 산업을 망하게 하고 축소시키고 있다.

 거기다가 부의 양극화와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간의 사회적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성장이 지속되면서 그 과실이 많을 때에는 숨겨져서 보이지 않던 증상이 저성장의 시대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저자들은 그 해법으로 '스웨덴 패러독스'에서 찾고 있다. 한 때 이탈리아보다 뒤졌던 그들은 사회적 갈등을 훌륭히 해소하고 온 국민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과 분배(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그 기본기를 찾아보니, 부패하지 않고 검소하고 정직한 정치가 바닥에 있었다. 국민들은 거기에 신뢰를 가지고 정부와 국민 각층은 협조와 타협, 양보를 이루어 내었고 모두가 승리자가 되었다.

 결론은 우리 모두의 '성장'에 젖어있는 사고의 패러다임을 '성숙'의 사고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를 깨끗하고 투명하고 신뢰가 가능한 것을 바꿀 때 이 모든 기적이 가능할 것이라 보인다. 1등만 늘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는 1등이 아닌 모두를 불행하고 힘들게 만든다.

 그렇다고 1등도 행복하지만은 않다. 언제 뒤집힐 지 모르는 현실에 마음 졸이며 살게 된다.

 이제는 다시 올 성장의 시대에 목 말라 하지 말고, 저성장의 세계적인 추세가 오래 갈 것이라 미리 예상하고 '성장'보다는 '성숙'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마음자세를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상생하고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문화를 만들어 '스웨덴 패러독스'를 한국에서 이루어내 '한국 패러독스'를 이룩해 보는 꿈을 꾸어야 한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서울패미리병원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T) 수료.

 <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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