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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61)] '한국의 차(茶)문화-<김운학>'

기사승인 2021.09.12  21: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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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김운학 저자의 '한국의 차(茶)문화'.(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우리나라의 차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지금은 커피문화가 온 나라를 휩쓸어 커피세상이 되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만, 과거의 우리나라는 차례(茶禮)를 지내고, 늘상있는 일을 '다반사(茶飯事)'라 할 정도로 차문화가 보편적이었다.

 점차 차례상의 차가 술로 바뀌어졌지만 아직도 '주례(酒禮)'가 아니라 '차례'라 하는 것을 보면 그 뿌리가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차를 아는 것은 우리 문화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차의 역사와 특징을 오늘 한 번 살펴보며 이번 저서의 김운학(1934-1981)저자는 문학평론가이자 승려로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의 고마자와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헌(海軒) 주>

 #역사상의 차문화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 차가 들어온 것은 신라 흥덕왕 3년(828),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에 의해서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훨씬 오래 전 기록들이 있다. 신라 경덕왕(~765) 때의 충담사 스님의 이야기, 원효, 설총의 이야기에 차 이야기가 나오며, 또 가락국 수로왕의 아들 거등왕이 수로왕 무덤에 제사를 지낼 때 떡과 차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차들이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에도 많이 성행했는데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쇠약해졌다. 고려의 자기가 크게 발달한 이면에는 다사(茶事)와 다구(茶具)의 유행과도 관련이 깊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차가 쇠퇴한 것은 차를 좋아한 불교가 유교에 밀려난 원인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술, 숭늉, 한국의 좋은 생수 등을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제일 큰 원인은 술을 중심으로 하는 유교의 사상에서 온 영향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전통적인 차가 오늘날 많이 사라진 반면, 이웃 일본에서는 그들의 문화인양 생각하고 크게 발전을 시켜왔다.

 일본에서 차문화를 빼면 그들의 문화가 없다고 할 정도로 차를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 놓았는데, 일본의 차에 대한 가장 빠른 기록은 성무천황의 시절에 백제의 도래승 행기(668-749)보살이 차나무를 심었다는 내용이 일본의 <동대사지(東大寺誌)>에 기록되어 있다.

 한국에서 차가 쇠퇴한 원인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내적원인으로는 첫 째, 한국의 생수 맛이 좋고, 다음으로 숭늉과 담배, 술 등의 만연을 들 수 있다. 

 한국인은 식후 차 대신 구수한 숭늉을 즐겨 마시기 때문에 차를 마셔야 할 필요를 덜 느꼈을 것이고, 또 조선시대 때 담배가 많이 보급이 되면서 차 마실 기회를 대신해 버렸다.

 담배를 연차(煙茶)라 할 만큼 그 용어부터 차와 일치시켜 놓았고 차를 대신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다음 중요한 원인은 술, 이른바 막걸리다. 그 텁텁한 곡주 막걸리는 차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으레 차 대신 막걸리가 나왔다.

 승가에서도 술을 곡차(穀茶)라고 부르면서 즐기는 스님들이 있었다.

 외적인 요인으로는 유교의 불교에 대한 탄압 정책을 들 수 밖에 없다. 즉, 차를 좋아한 불교가 유교에 밀려 쇠퇴한 것이다. 

 절에 무거운 세금을 과함은 물론 관리들이 차를 공출해 상납하는 바람에 관리들의 등쌀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 차나무를 없애버리는 곳도 많았다.

 더욱이, 유가에서 선가의 헌다식을 주자의 가례에 응용해 조상에 제사하는 제례식으로 바꾸어 차의 이미지는 점점 사라져 갔다.

 #현대의 차문화

 조선시대에 걸쳐 약화된 차문화는 조선 후기에 '동다송', '다신전' 등을 저술한 초의선사에 이르러 다시 피어난다. 

 초의선사는 다산 정약용과도 교류를 하였고 해남 대흥사에서 차도를 계승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대개 초의선사의 유적지인 해남 대흥사를 중심으로 한 대둔학회와 진주(晋州)의 효당 최범술을 중심으로 한 두륜문화연구회, 그리고 각지의 중요 사찰 등이 중심이었다.

 여기에 차의 가장 중심 세력을 이루고 있는 것은 효당을 중심으로 한 '진주차도회'로 1977년 1월에는 드디어 효당을 회장으로 한 '한국차도회'로 발족했다.

 서울(안광석), 부산(오제봉), 대구(김종희)에 부회장을 두고 광주(장은희), 대전(윤병구)에 간사를 둔 이 차도회는 대아중고등학교장 박종한씨가 상임이사를 맡았는데, 이 교장실은 다풍의 장식으로 된 다실을 겸한 집무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의 다인의 중심은 대흥사를 중심으로 한 응송 박영희 스님과 진주를 중심한 효당 최범술 스님으로 축소될 수 있다.

 응송 박영희 스님은 임진생으로 현재(1981년 당시) 90세의 고령이고 18세 출가 후 평생 대흥사에서 종사해왔다. 그는 130여 년 전 초의선사가 이 곳에 남겨놓은 다풍을 그대로 간직해왔다.

 응송의 차생활은 극히 소박했고 차를 많이 마셨다.  90이 되는 나이에도 음성이 쩌렁쩌렁하고 원기가 충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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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의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차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차의 형식은 따로 없이 이론과 사상이 앞섰다.

 효당 역시 78세의 고령으로 응송과 함께 우리나라 쌍벽을 이루는 대표적인 다인이다. 주로 경남 사천 다솔사를 중심으로 한 진주를 무대로 하여 음다(飮茶)의 보급과 차운동을 전개한 효당은 응송에 비해 더욱 운동적이고 사상가적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차의 관심이 이만큼 고조되고 붐까지 일게 된 뒤에는 효당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그는 해인사 주지, 다솔사 주지, 제헌 국회의원을 지냈고 '한국의 차도'라는 저술을 하였다.

 응송은 차의 전수자로서, 효당은 차의 전개자로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한국 차의 특징

 한국 차의 특징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고려도경'이나 조선의 궁중의식 같은 것을 보면 분명히 까다롭고 엄격한 차도가 있었던 것을 알겠는데 현대에는 그러한 것이 전혀 없다.

 근대에 와서 일부 격식있는 다사(茶事)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그 것은 일본식에서 유추해 낸 우리의 것이다.

 아무래도 가장 잘 전통을 이어오는 사원차(寺院茶)에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차의 특징은 '순박한 한국미'에 있다고 보여진다.

 일본의 멋과 격식에서 흐르는 차의 미와 아주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중국 차의 미와는 다른, 조용하면서도 실제적이고 자유로운 것이 한국 차의 특징으로 생각된다.

 함허선사(1376-1433)의 말처럼 "한 잔의 차맛에 무량한 즐거움을 느낄 뿐이다". 그리고 차를 더 마시고 싶으면 더 청해 마시기도 하고 그 차의 양도 찻잔에 가득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넉넉히 붓는다.

 다시 정리하면, 우리 차는 마치 고려자기와 같이 질박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고 평화스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마치며]

 오늘은 우리 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그 뿌리와 의미를 한 번 찾아보았다. 신라시대에 당나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되어 있지만 다양한 문헌을 본다면 아주 오래전부터 토종 차나무가 이미 존재를 하고 있었고 일찍이 차를 마시는 문화가 우리에게 있었음을 알게 된다.

 차 마시는 문화도 결국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이라, 한국미의 특징에서 나왔던 자유분방함, 질박함, 순박성 등이 똑같이 차문화에서도 나타난다.

 우리가 삼국시대에 일본에 차문화를 전해 준 이후, 우리는 조선이후로 그 문화가 소멸하다시피 하였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문화에 흡수시켜 그들만의 완성된 차문화를 만들어낸다.

 우리처럼 소박하고 자연스러움 보다는 엄격한 절차와 정신세계를 추구하여 차도(茶道)로까지 발전시킨다.

 문화의 발전은 결국 그 나라의 자연과 사람들의 본래 생겨난대로 나아가는 것이라, 우리는 일본의 차문화는 아무래도 어색하다.

 우리 선조들은 차를 통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격식을 중요시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차마심을 추구하였다.

 이전에,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Coffe break'라 하고, 차를 마시는 시간은 'Tea time'이라 한다 하였다.

 커피는 일하는 중에 그 일을 더 매진하기 위해서 잠을 몰아버리면서 마시는 음료에 가깝고, 차는 일을 중단하고 여유를 가지면서 마시는 음료라 미묘한 차이가 있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차는 마음을 순화시키고 동작을 순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한다.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에서, 잠시 'Tea time'을 가져보는 여유를 누리시기를^^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양산뉴스파크 webmaster@ysnews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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