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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237)] '10% 인간(Human)-<앨러나 콜렌>'

기사승인 2023.05.25  2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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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앨러나 콜렌 저자의 '10% 인간(Human)'.(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미생물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책을 한 번 보려고 한다.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실체를 알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생물은 마치 우리와 한 몸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엄청난 세월을 같이 지내온 사이이다.

 저자는 충격적인 제목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인체는 미생물에게는 단순한 서식지가 아니라 그들에겐 하나의 세계이고 생태계이며 기회의 땅이라고 말한다.

앨러나 콜렌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몸속 90퍼센트를 차지하면서도 여태껏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미생물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미생물은 우리가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이고, 미생물의 불균형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인간이 생명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유전자의 모든 집합체인 게놈(genome)의 분석초안이 발표되기 전 2000년 5월, 뉴욕의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에서는 과학자들이 노트북을 둘러 싼 채 떠들고 있었다.

 내노라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세계가 주목하는 이 내기에 도전했는데 "과연 인간의 유전자는 몇 개인가?", 유전자는 생명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건축자재인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인간이 지닌 고도의 복잡성을 볼 때 아마도 아주 많은 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였다. 쥐는 2만 3천개의 유전자를, 밀은 2만 6000개의 유전자를, 실험용 선충의 2만 500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종 인간게놈의 염기서열 분석 마무리에서 2만 1000개가 조금 못되는 유전자가 있다고 밝혀지자, 말도 못하고 창조적인 능력도 없는 존재들 보다 적은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에 다들 놀랐다.

 그런데 인간의 몸이 2만 1000개의 유전자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혼자사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각자는 모두 슈퍼생물체, 다시 말해 여러 종이 모여있는 하나의 집합체다. 

 이들은 서로 함께 협력해가며 모두의 생존을 책임지는 이 육신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인간의 세포는 미생물보다 무게나 부피는 클지 몰라도 개수로 따지면 몸 안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10분의 1밖에 안된다.

 미생물총(microbiota)이라고 불리는 100조 마리의 체내 미생물은 대부분이 박테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미생물총은 박테리아 말고도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진균, 원시세균을 포함한다.

 우리 몸에 거주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원시세균을 포함하는 모든 미생물총의 유전자들이 2만 1000개의 인간 유전자와 더불어 우리의 몸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모두 합치면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총 440만개의 유전자를 가진다. 이 것을 숫자로만 따지면 당신은 불과 0.5%만 인간이다.

 인간게놈이 유전자의 개수 뿐 아니라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인간의 복잡성을 창조해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 체내 미생물이 가진 유전자가 더해져 복잡성이 배로 늘어난다. 이 단순한 생물체는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손쉽게 하면서 빨리 진화하는 특징이 있다.

 생명이 시작된 이래로 생물체는 서로를 이용해왔고, 미생물은 우리 조상의 아주 초기부터 공생을 같이 해 왔을 것이다.

 이 작은 생명체는 가끔 공생관계를 배신하고 병원균으로 돌변하여 치명적 손상을 입히기도 했지만 미생물을 몸 안에 두는 이러한 위험을 감내하고라도 엄청난 수익과 혜택이 보장되는 비즈니스였다.

 소에서 본다면, 초식동물로서 풀처럼 섬유질이 많은 먹이로부터 양분을 추출하려면 세대를 거듭함으로써 무작위적으로 얻어지는 돌연변이로부터의 과정은 너무나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장 빠른 방법은 외부전문가. 즉 미생물에게 임무를 맡기는 것이다. 소의 위에는 식물성 섬유질 분해 미생물이 살고 있어서 그 때 만들어진 효소에 의해 손쉽게 분해된다.

 복부 우측아래에 보면 짧은 주머니모양의 맹장(충수돌기)이 있다. 바로 이 곳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 컴뮤니티의 심장 핵심부이다.

 의료인들은 이 것을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규정하여 왔었지만, 그 안에는특수화된 면역세포나 미생물이 가득 차 있다.

 충수는 비활성화된 기관이 아니라 미생물을 보호하고 키우며 소통하는 면역계의 중추기관이며, 인체가 착한 미생물 세입자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안전가옥인 셈이다.

 뜻밖의 재난이나 긴급상황에 비로소 쓸모가 생기는데, 식중독이나 장염이 대장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면 장은 곧 충수에 피신해 있던 정상적인 주민들로 다시 채워진다.

 인체는 안팎으로 지구처럼 다양한 풍경을 지닌 미생물 서식지를 형성한다. 인간의 표면을 이루는 것은 피부 뿐 아니라 장, 폐, 질, 요로 등이 모두 외부에 노출된 부위로서 작용한다.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발견되는 박테리아는 거의 없다. 결국 개인은 지문만큼이나 고유한 미생물 집단을 소유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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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제곱미터에 달하는 사람의 피부는 다양한 생태계의 축소된 형태를 보여준다. 얼굴이나 등처럼 피지가 풍부한 지역은 프로피오니박테륨이 주로 살고 땀구멍에서 방출된 지방을 먹고 산다. 

 배꼽, 겨드랑이, 사타구니 같이 습한지역에는 코리네박테륨, 포도상구균에 속한 종들이 살고 이들은 습도가 높은 곳을 좋아하며 땀속에 들어있는 질소를 먹고 산다.

 이들 미생물들이 형성하는 제2의 피부는 인체의 내부를 지키기 위해 이중보호막을 형성하고 공격하는 외부 박테리아에 화학무기의 맹공격을 가한다.

 입속에는 연쇄상구균을 비롯한 박테리아 800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콧구멍에는 프로피오니박테륨, 포도상구균, 코리네박테륨, 모락셀라 등 900종에 달하는 박테리아종이 살고 있다.

 대장에는 1조가 넘는 미생물들에게 살 공간을 제공한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인체의 소화기관과 미생물에 의해 대부분 소화되고 흡수되어 최종적으로 소량만이 남아 몸밖으로 배출된다.

 대변은 사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의 찌꺼기라기보다는 대부분이 박테리아다. 대변 습윤중량의 약 75퍼센트가 살아 있거나 죽은 박테리아이며 식물성 섬유질은 약 17퍼센트를 차지한다.

 인간은 잉태되어 따뜻한 양수주머니에 있는 동안은 외부세계의 미생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아기가 엄마의 질을 통과하여 세상으로 나오는 여정은 미생물식 통과의례라는 말이 맞을 정도이다.

 무균상태였던 아기는 태어나면서 질속의 미생물을 온몸에 바르고 세상에 나선다.

 임신기간에 질내 미생물총은 다양성이 낮아진다. 이는 아기에게 처음으로 뿌려지는 미생물 씨앗을 꼭 필요한 종으로 채우기 위해서 군집을 걸러내기 때문이다.

 엄마의 게놈과 환상의 호흡으로 일해온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선물로 받는다는 것 만큼 좋은 출발은 없다. 신생아의 장에서 증식하는 미생물과 가장 비슷한 것은 엄마의 질에서 발견되는 미생물들이다. 

 일반적으로 락토바실러스속과 프레보텔라속 박테리아들이 흔하게 나타난다. 락토바실러스가 가는 곳에는 병원균이 없다. 나쁜 병원균들은 락토바실러스가 인해전술로 밀어 붙이기에 발 디딜 틈이 없다.

 [마치며]

 이번 이야기는 우리 몸의 세포수 10조 개 보다 우리 몸에 함께하는 미생물총의 수가 100조로 10배 나 많기에 10% 인간이라고 명명된 책을 보았다.

 처음 책 제목을 본다면 미생물의 부피나 무게가 90%가 될까 하는 의문이 살짝 스쳤지만 곧 세포수대 미생물수의 비교인 것을 알게 된다.

 100조라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이 우리 몸에 있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기에 인지를 못하고 살게 된다.

 같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보다 적은 유전자의 수를 가지고도 엄청 복잡한 생명현상을 유지하게 미생물들이 도와주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생물들이 과체중, 면역체계, 정신건강, 심지어 배우자를 선택하는 과정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사실은 우리의 유전자를 변화시키기는 힘들지만, 우리 몸의 미생물은 좀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 한다.

 의사로서 항생제에 대한 내용은 관심을 끄는 분야의 내용이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항생제는 이 세상에 등장한 후 수 많은 생명을 구하였고 불구가 되는 것을 막았으며, 다시는 영위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삶의 질을 허락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항생제는 또한 장내 미생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정말 환자에게 이익이 큰 것인지 확인을 하고 사용할 때에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함께 복용하여 예상치 못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콩, 버섯, 현미, 견과류 등을 잘 먹는 것도 몸에 좋은 미생물총이 유지되는 데 아주 좋다고 밝힌다.

 수 백만년 간 인간과 함께 동고동락한 미생물을 이제는 알게 되었고, 그들을 보듬고 함께 나가는 길이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길이 되고, 또한 그들과의 조화에 인간의 건강과 행복의 상당부분이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감사합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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