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이호건 저자의 '리더를 위한 인문학'.(사진제공=해헌 강일송) |
오늘은 리더를 위한 인문학 책을 한 번 본다. 저자는 학부에서는 공학을,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기업에서는 교육(HRD)을 전공했다.
지금은 교육컨설팅 회사인 휴비즈코퍼레이션㈜를 경영하면서 작가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오늘날 리더들은 과거의 리더들에 비해서 힘들다. 역할에 대한 부담, 업무의 스트레스,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 불안한 현실 등으로 과거 성장일변도 시절의 리더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알고 보면 리더도 미생(未生)이다"
얼마전 윤태호 작가의 <未生>이라는 만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우리사회에 '미생' 열풍이 불었다.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인 미생이라는 용어에 공감한 수 많은 이들이 주인공 장그래의 모습에서 위로를 받았다. 요컨대 미생이 오늘날 직장인의 현실이라면 완생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미래이자 목표다.
이 대목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오늘날 직장인에게 '완생'이란 도달 가능한 모습일까?, 바둑에서는 두 집만 만들면 완생이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상태도 완생이라 부르기 어렵다.
아무리 높은 지위도 아무리 많은 연봉도 그 것이 완생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대기업의 정규직이 되었다고 해서 그 삶을 '완생'이라 부르는 것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솔직히 한 번 물어보자. 직장생활을 오래 할 수록 편해지는가?, 자유로워지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대체로 직장에서는 연차가 높아질 수록 직급이 올라가고 월급도 많아지지만 업무가 편해지거나 자유가 주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신경 쓸 일이 많아지고 걱정과 불안이 끊이질 않는다. 해서, 직장에서도 고참도 여전히 '미생'이다.
1990년대는 당시 부장만 되어도 소위 '폼'이 좀 났다. 계속된 호황과 고성장으로 목표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었고, 실적이나 성과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특별히 사고만 치지 않으면 정년까지 가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융자없이 자기 소유의 집은 한 채 정도 있었고 자녀의 대학학자금 문제로 걱정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요즘 리더는 리더까지 올라가기도 어렵지만 막상 리더가 되면 연봉은 '조금' 오르는 대신 역할과 책임은 몇 배로 커진다. 자칫 성과가 부진하면 옷을 벗는 위험도 감내해야 한다.
이래저래 요즘 리더는 힘들고 여유가 없다. 걱정이 많고 불안하다. 오늘날 리더는 완생이 아니라 미생에 가깝다.
# '경쟁방식이 달라졌다-격투기에서 이종격투기로'
변화의 속도 만이 아니다. 변화의 양상도 달라졌고, 경쟁방식도 바뀌었다. 과거는 복싱이나 씨름처럼 자기분야의 선수들과 경쟁을 하면 되었지만, 요즘은 UFC, K-1, 프라이드로 대변되는 이종격투기에서 다른 종목의 선수끼리도 싸워야 한다.
이종 격투기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격투기업계는 너 나 할 것 없이 침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흔히 현대사회를 '무한경쟁의 사회'라고 표현하는데, 이종격투기의 세계야 말로 무한경쟁의 상징이다. 각 분야에서 잘나가는 선수들 만을 선별하여 새로운 이종격투기 무대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종목이야 말로 경쟁의 극치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스포츠세계만 격투기에서 이종격투기로 변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속해있는 비즈니스 세계도 이종격투기로 바뀌고 있다.
같은 산업분야에 속한 회사끼리 경쟁하는 소위 '격투기' 방식의 경쟁에서 전혀 다른 산업에 속한 회사와도 경쟁해야 하는 '이종격투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금융권이다. 지금은 서로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새로운 경쟁스타일이 생겼다. 은행에서 보험이나 펀드에 들 수가 있고 경계가 허물어져 이종격투기 판으로 바뀐 상황이다.
연예계에서도 개그맨보다 웃긴 가수나 배우도 생겨나고,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아이돌 가수가 맡아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편의점에서 택배서비스를 취급함으로써 기존 택배회사와 경쟁을 한다. 대형할인점에서 <통큰 치킨>이나 <한판 피자>라는 신상품을 출시함으로써 동네 치킨집, 피자집과 경쟁한다.
비즈니스 세계가 격투기에서 이종격투기로 바뀐 현상은 플레이어들에게 기회일까?, 위협일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기회보다는 위협이 많아졌다.
경쟁자가 많아지고, 경쟁의 강도가 세졌기 때문이다. 또한 '절대강자'로 존재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의미한다.
#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
나는 인문학이 해결책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과거의 것도 아니며 고리타분하지도 않다.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이며 현재적이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인 세네카는 이렇게 주장했다.
"인간이 운명과 죽음 그리고 신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관점과 태도는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며 그 것을 통해 운명과 죽음과 신에 승리할 수 있다".
인문학을 공부해서 눈앞의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조절할 수는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운명의 물꼬를 바꿀 수 있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 "환경이 아니라 주체이다"
환경변화가 기회로 작용할지, 위협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주체(개인이나, 조직)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이런 말을 했다.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돛단배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고 치자. 그 곳에는 수시로 바뀐 바람이 배를 향해 불어온다. 그런데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은 배라면 모든 바람이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역풍이 된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만 여러 바람 중에서 목적지를 향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바람을 선택할 수 있다.
목적지가 정해진 주체에게만 여러 변화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열쇠는 외부환경이 아니라 주체가 가졌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람과 파도를 읽어내는 냉철한 현실인식과 목적지를 파악하기 위한 통찰력 있는 질문이다.
"지금 어디에서 바람이 불고, 나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마치며]
한창 만화나 드라마에서 미생열풍이 불었었다. 오늘 저자는 누구나 예외없이 미생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과거 성장일변도의 시절에는 모든 분야가 하루 자고나면 발전하고 또 성장하였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서 안정적으로 정년이 보장되었고 성과압박이나 부진으로 옷을 벗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분야가 글로벌하게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만인이 만인에 대한 투쟁을 한다는 말이 맞을 지경이다.
이종격투기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경쟁자와도 이제는 새로운 룰로 부딪쳐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쟁자가 GE나 LG전자가 아니라, 나이키나 애플이 되었다. 삼성전자가 바이오 헬스 산업에 진출하면서 이미 웨어러블 헬스기기에 앞서서 나가고 있는 나이키와 경쟁한다.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애플과 부딪친다. KBS나 MBC의 경쟁자는 스마트폰이 되었다.
SNS의 대표기업인 페이스북이 헤드마운트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어를 인수해서 게임업체와 경쟁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문학'을 처방한다. 먼저 스토아학파의 세네카의 이야기를 한다.
인간이 운명이나 환경을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바꿈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는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의 말을 빌어 환경변화의 위협을 주체적인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기가 나아갈 바를 알 때, 비로소 외부의 나쁜요인도 오히려 상승시키는 바람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현실의 삶을 위한 통찰을 얻기 위해 인문학이 꼭 필요하다고 저자는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한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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