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뉴스파크 대표 겸 발행인 남성봉
양산뉴스파크 대표 겸 발행인 남성봉 |
가을을 맞아 양산은 축제 분위기다. 각 읍면동 지역별로 다양하고 즐거운 행사들이 잇따라 펼쳐지고 화려한 불꽃놀이까지 동원한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양산삽량문화축전, 웅상회야제, 각 읍면동 주민행사 및 화합행사, 회야강 걷기대회, 국화축제, 낙동강 걷기행사, 심지어 동물들을 위한 축제까지...
이 같은 추세는 양산 뿐 아니라 전국 어디나 똑같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남북간의 불안한 대립정세는 정작 우리내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최근 마치 전국 곳곳이 가을이라는 명목 속에 즐거운 일들만 가득한 밝고 희망찬 행사들로 화려함을 장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년 벌이는 행사지만 올해의 경우 약 1년 8개월 남은 전국 지방동시선거를 의식해 지자체와 정치인들이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전하기도 한다.
양산도 다양하고 화려한 많은 행사들이 가을을 맞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양산에서는 이 같은 눈에 띄는 행사들 속에 초라하고 힘들지만 작은 마음을 모아 따뜻함을 전하는 소리소문없는 행사들도 있다.
어느 행사에도 쉽게 볼 수 있는 뱃지를 단 정치인들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않을 것 같아서인지 잘 찾아볼 수가 없고, 생색내기에 바쁜 기업들도 관심이 없는, 남들이 찾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들 만의 축제를 기다리며 또 기뻐하는 이들의 잔치도 있다.
양산의 한 사찰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소외된 그들만을 위한 잔치가 올해도 작은 마음을 담아 열렸다.
양산시 하북면 소재 사찰인 불광사에서 열린 '가을문화제'는 올해 3회 째를 맞는다. 사찰 경내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사찰이 마련한 작은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이 주인공들이다.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위안잔치, 노래자랑, 선물전달을 포함해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들도 초청해 사생대회, 불교문화체험을 갖는 등 어린이 난타공연, 청소년 풍물패 공연, 시 낭송, 성악공연, 대금 및 클래식 악기공연, 서각전시, 천아트, 천연염색 작품전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차고 보람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한다. 항상 부족한 예산을 끌어모아 진행하지만 행사에 참여한 모두가 즐기는 흐뭇한 축제다.
참석자 모두가 행사동안 웃음, 행복의 미소가 그치지 않고 자연 속에 울려퍼지는, 사찰 내에는 즐거움으로 둘러쌓인 '찐'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그들만의 축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찰과 뜻 있는 분들이 참여해 만든 부족하지만 행복만은 가득한 보람있는 축제라는 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원동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있다. 오는 11월 2일과 3일 열리는 원동 대리마을의 농가들이 가지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행사다. 명목이 행사지 사실은 마을의 30개 농가들이 모여 지역의 특산품인 사과 등 다양한 농산물을 외부에 알리고 직거래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지역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다.
무엇보다 사라져 가는 농가들끼리 고생한 한 해를 위로하고 마을주민들의 화합, 소통의 자리로 이어지는 행사로, 일부 각 농가별로 몇 푼의 적은 돈을 거둬 판매장도 만들고 파전과 막걸리, 오뎅 등도 파는 먹거리도 준비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나 표시내기가 아닌 진정한 마음의 나눔이 함께 하는 행복한 잔치다. 아까운 예산을 낭비하며 거대하고 화려하게 펼쳐는 지지만 마지막에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그런 행사들과는 다르다.
축제는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모두가 즐기는 잔치가 되어야 그 취지가 성공했다고 할 것이다. 특정인을 위한, 생색을 위한, 보여주기식을 위한, 예산이 많이 투입된 불필요한 행사라는 지적이 생기는 그런 행사라면 하지 않은 것 보다 못할 것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큰 금액을 지불하며 대형 연예인들을 부르고, 화려한 장식들로 치장되고, 많은 사람들이 동원된 행사들이 과연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남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축제가 꼭 남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부족한 예산타령을 하며 많은 돈을 들여 화려하게 치뤄지는 행사의 후유증은 결국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사찰과 농가에서 하는 이 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모두가 즐거워 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작은 잔치만으로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자.
많은 돈을 들이고, 화려한 준비를 하고, 많은 사람들을 모아야만 '행사'고 '축제'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사고는 이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상대에게, 우리 모두에게 진심을 담아 진행하는 행사가 모두가 행복해지는 잔치이자 축제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벌이는 이 화려한 행사들이 일부인이 아닌 진정 우리 모두를 골고루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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