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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뉴스파크 기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기사승인 2023.11.07  09: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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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기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정형기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양산시 노인복지관에서 점심배식 봉사를 했다. 봉사단체와 개인 봉사자들이 준비한 따뜻한 밥과 국, 반찬을 오전 11시 반쯤부터 200~300명분의 어르신들께 드렸다.

 밥 한 끼를 드시기 위해 편치않은 걸음도 마다 않는 어르신들이 배식이 시작되기 훨씬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을 서 계셨다. 어르신들 상당수가 1인 가구, 이른바 '독거노인'이다.

 UN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한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는 이미 1천만 명에 육박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고,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이다.

 생명과 건강유지에 필수적인 식생활의 패턴은 가족형태가 크게 좌우한다.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이 드문 세상이다. 노부부가 함께 사는 분들은 그나마 낫지만, 식사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어르신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9.3%로 부부가 함께 사는 노인(3.5%)의 3배에 가깝다. 탄수화물, 칼륨, 비타민B2, 비타민C 등 필수 영양소도 부족하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가 0.78명에 불과하다. 반면 노인인구 비중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노인인구가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7년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지금 추세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65세 이상이 인구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백세시대'라 말들 하지만, 고독하고 밥 굶는 백세장수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지만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2%에 이른다. OECD 국가 중 1위, 평균 13.5%의 3배나 되는 수치다.

 정부는 '2023년 노인보건복지사업 안내지침'을 개정해 노인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을 60세에서 55세로 낮췄다. 고독사 위험 확률이 가장 높다는 50대 결식 우려 저소득자를 지원대상에 추가해 취약계층을 탄력적으로 지원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지원대상 확대만이 아니라, 결식노인 급식단가 현실화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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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2023년 결식아동 급식업무 표준 매뉴얼'은 급식단가를 한 끼 8천원으로 권장하고 있다. 2021년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급식 최저단가를 정한 것이다.

 그런데, 아동과 달리 결식노인 급식단가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법적근거가 없다. 식재료 값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결식노인 급식단가는 결식아동의 절반 수준이다.

 그 것도 지자체별로 한 끼에 2,300원부터 5,000원까지 제각각이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말 그대로 부실급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더 촘촘하게 보살펴야 한다. 결식노인 급식단가를 현실에 맞게 정하고 '한끼 밥'에서 소외된 어르신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는 아이들만 아니라 어르신들께도 '생명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70~80대 어르신들은 일제식민통치 후반기 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신생 대한민국에 태어나 빈곤을 숙명으로 배고픔을 천형으로 알며 고단한 인생초반을 개척한 세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들 공부시키려 뼈 빠지게 일하며 자신을 희생한 세대이다.

 파독광부 간호사, 월남전 참전용사, 중동 근로자로 치열하게 일하고 싸우며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BTS 문화강국의 토대를 쌓아 올린 선구자들이다. 빈곤과 고독 속에 노년을 보내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건설자들(Korea Constructors)'께 밥과 국을 나눠드리고 다 드신 식판을 닦으며 지금도 타당한 옛말을 떠올렸다.

 "군주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君以民爲天)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

어떠한 가치도 밥을 넘지 않는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어야 한다.

<※ 본 기고는 본지의 방향과 다른 기고자의 개인적 사고와 내용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양산뉴스파크 webmaster@ysnewspark.com

<저작권자 © 양산뉴스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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