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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373)]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미치 엘봄>

기사승인 2024.09.13  08: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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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미치 엘봄 저자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에 대한 책을 한 번 본다.

 모리 슈워츠(1916~1995) 교수는 루게릭 병에 걸리기 전까지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평생 학생들을 가르친 노교수였다. 시카고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1959년부터 보스턴의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사회학 강의를 하였다.

 불치의 병이 걸린 후 ABC TV의 '나이트 라인'에 출연하면서 20년 전 제자 미치와 재회하면서 매주 화요일 만나 대화를 한 내용이 이 책이다.

 저자인 미치 앨봄은 에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방송가이자 컬럼니스트이고,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매주 스승의 집에 찾아가 스승의 마지막을 함께 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만들어봤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생애 마지막 프로젝트'

 선생님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은 1994년 여름이었다. 선생님은 춤추는 것을 젊었을 때부터 매우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천식이 심해지고 걷기가 힘들어지면서 더 이상 춤을 출 수가 없었다.

 여러 의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어떤 의사가 근육 생체조직 절편검사를 하자며 장딴지에서 근육을 약간 떼어내었고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마침내 1994년 8월, 모리 선생님과 부인 샬럿은 신경외과 진료실로 불려 들어가 '루게릭 병'이라고 알려진 근위축성 축색 경화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척수신경 또는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지속적으로 위축되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불치의 병으로,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이 병을 앓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병원건물 밖으로 나오자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에 여념이 없었다. 과연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은 것일까?.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치료비는 어떻게 충당하고?, 한편 모리 선생님은 아무 일 없는 듯 잘 돌아가는 주변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세상이 멈춰져야 되는 게 아닌가?, 저 사람들은 내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나 있을까?

 루게릭 병은 촛불과도 같다. 그 병은 신경을 녹여 몸에 밀랍같은 것이 쌓이게 한다. 다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차츰차츰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는 목에 구멍을 뚫고 튜브로 호흡해야 한다. 하지만 완벽하게 말짱한 정신은 무기력한 몸 속에 갇히게 된다.

 담당의사들은 앞으로 2년 정도 살 것이라고 진단했다.

# 'ABC TV 토크쇼 <나이트 라인>'

 1995년 3월, 유명한 토크쇼 '나이트 라인'의 사회자인 테드 코펠의 리무진이 매사추세츠 웨스트 뉴턴의 모리 교수님댁 앞에 멈추었다.

 모리 교수님은 말했다. "테드, 이 모든 게 시작되었을 때 난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 세상에서 그대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보람 있는 삶을 살 것인가?, 난 원하는 대로 살기로 결정했어요. 위엄있게, 용기있게, 유머러스하게, 침착하게"

 이 프로그램을 보던 미치는 천 마일쯤 떨어진 곳에서 채널을 돌리고 있던 중이었다. '모리 슈워츠'라는 말이 나오자 나는 그만 멍해져 버리고 말았다.

 그는 20년 전 나의 대학생활에서 많은 생활을 함께 한 나만의 '코치'였던 것이다.

 나는 바로 스승을 찾아갔고 내 노은사는 나에게 매주 화요일에 찾아오는 것을 허락하고, 우리의 마지막 강의는 선생님의 서재 창가에서 이루어졌다.

# '노교수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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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 내가 이 병을 앓으면서 배운 가장 큰 것을 말해줄까?", "뭐죠?".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 "미치, 우리의 문화는 죽음이 임박할 때까지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놔주지 않네. 우리는 이기적인 것들에 휩싸여 살고 있어. 경력이라든가 주택 융자금을 넣을 돈은 충분한가, 새차를 살 수 있는가 등등.. 우린 그냥 생활을 지속시키기 위해 수 만가지 사소한 일들에 휩싸여 살아. 그래서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우리의 삶을 관조하며, '이게 다인가?, 이게 내가 원하는 것인가? 뭔가 빠진 건 없나?'하고 돌아보는 습관을 갖지 못하지."

◇ "모두들 죽게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기가 죽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어. 자기는 안 죽을 거라며 자신을 속이지요. 근데 죽을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불교도들이 하는 것처럼 하게. 매일 어깨 위에 작은 새를 올려놓는 거야. 그러곤 새에게 '오늘이 그날인가?, 나는 준비가 되었나?, 나는 해야 할 일들을 다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원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나?라고 묻지. 일단 죽는 법을 배우고 나면 사는 법도 배우게 되지. 자기가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매사가 아주 다르게 보이네".

◇ "미치, 난 나이 드는 것을 껴안는다네.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많은 것을 배우지. 나이 드는 것은 단순히 쇠락만은 아니네. 그 것은 성장이야. 그 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야. 그 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때문에 더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구".

◇ "사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네. 난 3살이기도 하고, 5살이기도 하고, 37살이기도 하고, 50살이기도 해. 그 세월들을 다 거쳐왔으니까. 그 때가 어떤지 알지. 어린애가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어린애인 게 즐거워. 또 현명한 노인이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현명한 어른인 것이 기쁘네.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구".

◇ "죽기 전에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도 용서하라. 모든 것은 태어나고 죽는 거야.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자네가 여기있는 동안 만지고 보듬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네".

[마치며]

 오늘은 죽음을 앞둔 노교수의 인생에 대한 철학을 함께 들어 보았다. 모리 교수는 루게릭병이라는 불치의 병 선고를 받는다.

 러시아에서 이민 온 유대인의 자손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어린시절을 이겨내고 보스턴의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평생 교편을 잡았던 모리교수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담담히 과거 제자와 매주 화요일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죽음을 앞둔 이는 대체로 현명해진다. 삶의 욕심이 거두어지면서 마치 유리창의 서린 김이 사라지듯, 비로소 인생의 중요한 것들이 보여지나 보다.

 그의 말들은 가슴에 바로 닿는 내용들이 많다.

 모리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을 나눠주는 것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사랑을 나누어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불교도들이 하는 예를 들어서, 작은 새를 어깨에 매일 올려놓고, "나는 오늘 떠날 날인가?",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물어 보는 것도 아주 지혜로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 드는 것을 꼭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모든 나이들, 3살이든, 30살이든, 50살이든 모두 현재 자신안에 들어 있기에 어느 한 나이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항상 인간은 자신의 삶이 유한할 줄 막연하게 알지만 누구나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이 명확한 사실을 현실 속에서 한 번씩 되새기며 잊지 않을 때 훨씬 현명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진리를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감사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양산뉴스파크 webmaster@ysnews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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